※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더럽게 진부한 이야기지만 일단 어디 한 번 써두는 건 필요할 것 같아서.

  대한민국 교육, 과연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가?

  교육은 훗날 국가를 이끌어나가고, 사회를 발전시킬 인재를 육성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또래 혹은 선후배와의 친분관계의 형성이나 교사에 대한 예의 같은 사회 규범과 질서를 동시에 배우게끔 함으로서 '사회에서 타인과 무난히 어울리게 한다는 의미의' 사회화 기능을 수반하고 있다. 교육이라는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따지고자 한다면 첫째로 교육의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고 있느냐를 살펴야 하며, 둘째로 교육의 본질이 바래지 않았나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면 첫째, 교육은 모두에게 공정한가?

  혹자는 말한다. 누구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안타깝게도 그건 2009년의 대한민국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건 옛말이고, 지금은 그 교육의 혜택들이 모두 중상류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중상류층의 경우 어릴 때부터 금전적 지원 아래 이루어지는 갖가지 고급 교육, 이를테면 유학이나 국제중, 고액과외 등을 통해 저소득층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원하는 대학에 가고, 고급 인력이 되어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저소득층이 아무리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봤자 어릴적부터 외국에서 영어를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 과학고나 외국어고에서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을 따라잡기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중상류층이 누리는 혜택 중에는 학원을 통한 대학입시 상담이라든가, 최신 정보 습득도 있는데,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이런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정보 불평등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말해, 공교육만으로는 어렵고, 적절한 금액을 투자한 사교육이 동반되어야 비로소 전국의 다른 학생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말이다.

  중상류층과 저소득층간의 불평등은 지역간에서도 나타난다. 강남과 강북만 봐도 그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인해 교육감직을 박탈당하고 항소를 준비 중인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추진했던 일제고사의 결과를 보면, 중1의 경우 강남, 강북간의 전과목 평균 점수차이가 약 12점 정도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해당 지역 주민의 소득격차도 그 원인이 되지만, 강남 학군에 지속적으로 고급 교육 환경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또한 그 주요 원인이다. 도시와 도시간의 차이가 이런데, 하물며 도시와 농촌간의 차이는 어떠하겠는가. 농촌 학생들의 경우 도시와는 다르게 학습 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학습에 대한 열망, 동기부여 자체가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교육 선진국이라 불리는 핀란드의 예를 보자. 핀란드의 경우, 고교의 완전한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학 또한 마찬가지로 평준화되어 있다. 게다가 대학은 핀란드인에게 있어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핀란드 어느 지역에서든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더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면 된다. 물론 출신고교에 대한 차별도 없다. 이렇게 경쟁이 없고 평등한  핀란드의 교육환경은 많은 국가들에게 있어서 모범이 되고 있다. 반면 앞서 언급했듯 한국의 교육은 지리적, 경제적 차이 속에 더 잘 살고 더 잘 버는 사람들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지역균형선발,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같은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로 이러한 불평등의 해소를 꾀하고 있는 것 같긴 하나, 또 한편으론 국제중, 자사고, 외고 등이 앞으로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정부의 차별정책과 사회적 흐름으로 인해 격차는 지금보다 더욱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욱 크다.

  또한 둘째, 교육의 본질이 퇴색되지는 않았는가?

  한국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 과학 능력은 OECD 국가 중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학생으로서 느끼는 행복감, 그리고 창의력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 한국의 교육이 학생으로서의 인성을 기르기보다는 오직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대학입시가 과연 교육의 본질인 것일까? 학교에서 토론수업이나 발표수업을 보기 힘들어진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오직 대학을 위해, 수능을 위해 문제풀이에만 매달릴 뿐 학생 개인의 특성을 개발한다던가, 대학이 아닌 다른 진로를 선택하게 해주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 학생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즐거움, 즉 친구들과의 놀이나 연애는 대학입시를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졸업 이후로 미뤄지는 일이 허다하다. 이는 물론 고학력을 우대하는 사회분위기와 암울한 취업률에서 기인한 현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가, 학생을 공부기계가 아닌 한 인간으로 존중해주려는 노력을 별달리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무한경쟁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애초에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이들마저 강제로 경쟁에 참여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무한경쟁은 과연 그 이름에 걸맞게 효율이 있는가? 한국의 교육철학은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변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한국은 왜 아직도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가? 이는 곧 앞으로 펼쳐질 정보화 세계에서 리더로서 살아가고자 한다면 단순한 지식의 주입과 반복보다는 개인의 창의성과 특기개발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지금의 교육은 그 방향을 잘못 잡고 있을 뿐 아니라, 본질마저 퇴색되어 그저 수능문제풀이법만 알려주고 있는 현실이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대한민국 교육은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가? 나는 여기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나는 지금의 10대, 20대가 이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훗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즉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기울이고, 고군분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합리한 기존의 틀, 오직 경쟁과 공부만이 능사라고 믿는 딱딱히 굳어버린 구세대들의 고정관념을 깨부술 수 있는 것은 결국 그 불합리를 직접 경험하고, 이는 잘못되었다고 인지한 사람만이 가능한 것일 테니까. 문제의식 없이 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굴복하여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를 위해서도, 우리의 자손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안 좋은 일일 테니까.


※ Rough Draft. 수정될 여지가 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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