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치러진 가운데, 대한민국 한편에선 이 어지러운 시국을 틈타 중요 사안을 얼렁뚱땅 해결보고자 하는 더러운 시도가 진행되었다.

  그 첫째는, 아직 희생자들의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용산 참사의 원인이 된 용산 강제철거이다. 프레시안은 오늘 29일, 영결식을 틈탄 용산 강제철거를 보도했다. (영결식 틈타…용산 재개발 건물 명도 강제 집행 / 프레시안) 모든 국민과 언론의 이목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집중되어 있는 틈을 타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보도가 된다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할 터였으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포털 메인에서는 이와 관련된 기사를 찾을 수 없다. 

  두 번째는 13년 전, 이건희 전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아들에게 싯가보다 지나치게 낮게 발행해주는 방식을 통한 삼성 불법 승계에 대한 재판이 결국 삼성의 무죄로 끝났다는 것이다. (에버랜드 CB' 이건희 무죄 확정(종합3보) / 연합뉴스) 이에 관하여 이 사건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은 "잘못된 판결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링크) 어쩌겠는가, 대법원이 그렇다는데. 하지만 이 판결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은 한둘이 아닐 테고, 나 또한 그렇다. 영결식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린 것은, 모두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 틈을 타 행여나 있을 반대 여론을 막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한쪽에선 가슴 아픈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이는 피눈물을 흘려야 했고, 어떤 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야 그렇다고 쳐도 용산 강제철거를 오늘 진행했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정부와 공권력은 어떻게 하면 스스로가 더 더럽게 보일까, 더 추잡하게 보일까, 더 찌질하게 보일까, 더 역겹게 보일까를 매일 같이 고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필이면 오늘 용역 50명을 투입해 강제철거라. 하필이면 오늘을 이용해 삼성에게 면죄부를 준다라. 
 
  국민에겐 마냥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을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싸워야 할 때가 또 다시 가까워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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