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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40살 되기 전에 심장마비든, 고혈압이든, 위암이든 하여간 어떤 형식으로든 스트레스성 질병을 앓다가 죽을 것 같다.

  나는 네이버 메인에 떠 있던 헤드라인을 보며 순간 '낚시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시위하던 사람들이 죽었다고? 뭐 때문에? 대체 그들이 죽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었으며 대체 뭘 어떻게 해서 그들이 죽게 되었단 말인가? 처음에 기사를 봤을 때 나는 책임소지를 철거민쪽으로 돌리려 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쳤다고 신나통을 쌓아놓고 무책임하게 화염병을 던져댔단 말인가. 저러니 당연히 불이 나지, 병신들.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단 말이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나는 10분 전의 내 자신이 심히 부끄럽게 느껴졌다. 저 철거민들은 순수하게 생존을 위해, 이 엄동설한에 길바닥에 내몰려 죽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조건을 걸고 싸웠는데, 난 그것도 모르고 저들을 같잖게 봤다니.

  토요일에, 어청수는 사임했지만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새로 그 자리를 맡게 되었으므로 이 나라 경찰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는 글을 썼다. 그런데 오늘은 화요일이다. 대한민국 경찰의 미래를 걱정하는 글을 쓴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 우려하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 적어도 어청수 때는 촛불시위하다가 죽은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김석기는 최악이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병력 동원해서 사람들 끌어내리려다가 일을 냈다. 단지 대화의 기회를 원했던 그들에게서 대화와 삶의 터전, 집, 행복, 그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앗아가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작년 5월경부터, 그들은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들의 최소한의 요구를 용산구가 들어주길 바라면서 용역깡패에게 저항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마지막 수단으로 화염병까지 택했는데.. 결과는 너무나도 참담하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으며, 너무나도 끔찍하고 또한 참혹했다. 이건 씨발 언어시간에 지겹게 배운 난쏘공보다 더한 결말 아닌가. 국민으로서, 인간으로서 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언론에 대한 실망도 크다. 오늘 저녁식사를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함께 했는데, 할머니께서 이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시며 '누가 잘못한 것 같으냐'라고 물어보셨다. 난 당연히 '높으신 분들이죠' 라고 대답했고, 할머니께선 '그럼 넌 저렇게 폭력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옹호해야 한다는 거니?' 라고 하셨다. 예상하고 있던 대답이기에, 나는 여유롭고 침착하게 일련의 사태와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다. 나도 처음엔 할머니와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저 사람들은 벌써 몇 개월동안 고통받아왔다. 대화를 요구했지만 그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는 철거일이었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길은 화염병이라도 던지면서 저항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 그동안 그들을 무시하고, 그들이 원하는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으려 하고, 이 추운 날에 밖으로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려 한 사람들을 욕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죽은 경찰도, 철거민들도, 모두가 피해자다. 지금 우리가 욕해야 할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관료주의와 이기주의에 썩어버린 윗대가리들과 기업들이다.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감사하게도, 내가 드린 말씀에 할머니께서는 '듣고보니 네 말이 맞구나. TV에서 보도되는 것만 보니 이 늙은이야 자세한 사연을 알 턱이 없지'라고 말씀해주셨다. (아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셨을 거라고 본다) 이런 상황이 오니 또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싹튼다. 올블로그로 와서 다른 블로그의 글들을 읽기 전까진, 위에서 말한 것 같이 나도 철거민들에 대한 연민을 덜 품었다. 하지만 자세한 정황을 알게 되니, 사건을 너무 단편적으로, 화염병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던 언론사들에 대해 분한 감정이 들었다. 게다가 언론에서 밝히지 않은 내막도 있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너무 황당한 것 아닌가. 방송사 장악법이 통과되었다면 저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게 되었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나도 원통하다.

  언제까지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피를 끓게 만들고, 힘 없는 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것인가. 언제까지 가진 자들만을 위한 아파트를 짓고 재개발을 하고, 돈 있는 자들을 위한 한국을 만들 생각인가. 이게 정말 지금 정부가 바라보는 방향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라면 그들은 마땅히 욕을 들어야 하며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한다. 특히 김석기, 넌 경찰청장 해먹을 생각은 접어라. 어차피 집에 쌓아둔 돈도 많을 테니.


  마지막으로, 저항하다가 돌아가신 분들, 그 유족들, 나머지 철거민 분들, 그리고 죽은 김 경장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 도대체 누구 때문에 저 사람들이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힘 없는 나로서는, 블로그라는 곳을 통해서나마 내 작은 분노와 유감을 표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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