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레오파드에서 작성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해킨토시가 아닙니다.)
전 소위 말하는 맥 유저입니다. 하지만 부트캠프를 사용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죠. 물론 제딴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왜 맥을 써야 하는가' 에 대한 글이 많은 반면, '왜 맥을 쓰지 않는가' 에 대한 글은 본 적이 별로 없기에 한번 끄적여보고자 합니다.
첫째. 마우스
솔직히 저만 이런 고통에 시달리는 줄 알았습니다. 어떤 커뮤니티에도 마우스 때문에 맥 쓰기 싫다는 글이 없더군요. 전 제 자신이 터치패드에 낚였다고 생각합니다. 맥의 터치패드, 정말 쓰기 편하죠. 글 스크롤할 때 정말 최고입니다. 하지만 마우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레오파드를 쓸 때마다 팔이 욱신거려서 죽을 것만 같던데요. 써보시면 알겠지만, 마우스 사용에 익숙해지는 것이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일단 마우스 커서의 이동속도가 균일하지 않습니다. 마우스를 빨리 움직이면 그만큼 커서의 이동속도도 빨라지고, 마우스를 천천히 움직이면 커서가 천천히 이동합니다. 그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윈도우즈에서는 창을 닫거나, 어떤 버튼을 클릭할 때 해당 부분에서 마우스를 천천히 이동해 세밀한 위치를 잡고 클릭을 했지만 맥에서 마우스를 천천히 움직이면 커서도 그에 비례해 속도가 느려지므로, 엄청나게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만큼 신경이 쓰이므로, 팔도 아프고요. 이건 설명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직접 써보세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나온 것들이 MouseZoom이라는 프로그램과 환경설정에서 '손쉬운 사용'에서 하는 마우스 초기지연시간 설정입니다. 하지만 그또한 만족스러운 해결책이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남은 길은 '적응'밖에는 없는데, 팔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는 저로서는 넘을 수 없는 벽 같이 느껴지는군요.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것에 길들여지려면 그 정도 고통은 참아내야지.' 하지만 팔을 혹사시켜가며 적응해야하는 OS가 과연 좋은 OS라고 볼 수 있을까요?
참고로, 낚시로그의 옐 님도 같은 고통을 호소하셨습니다. 또한 혹시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아시는 분은 부디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Kmug과 맥쓰사에서는 아무리 질문해도 저와 같은 고통을 공유하는 사람이 없어보였습니다. 마우스 문제만 해결되면, 저도 레퍼드 쓰렵니다.
둘째, 프로그램.
제가 프로그램 때문에 맥을 쓰기 싫다고 말씀하시면, 맥 유저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찾아보면 윈도우즈에서 쓰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지닌 프로그램들이 맥으로도 다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만요. 맥쓰사 혹은 Kmug에서, 맥 유저를 위한 필수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들 중 무료로(프리웨어)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얼마나 되며, 완벽하게 한글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몇 개나 되고, 설령 유료라 쳐도 한국에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프로그램은 얼마나 됩니까? 여기서 윈도우즈와의 차이가 생깁니다.
일단 윈도우즈에서는 프리웨어로만 시스템을 구성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등, 전문적인 기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굳이 예를 들어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하지만 맥을 보게되면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일단 한글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윈도우즈만큼 많지가 않습니다. iWork도 2009년 버전에 와서야 완벽하게 한글화가 되었고, Quark라는 DTP 프로그램은 끔찍한 한글화로 악명이 높았죠. IRC프로그램인 Colloquy는 한글이 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더군요. 그밖에도, 조금 쓸만하다 싶은 프로그램은 유료인 경우가 허다하며, 결제도 비자카드로 $ 결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퀵타임까지 구입을 해야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퀵타임은 그냥 사용이 가능하지만, 퀵타임 프로는 결제를 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쓰는 DivX코덱(3ivX)도 트라이얼 기간이 지난 상태입니다. (게다가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맥용 프로그램을 사는데 결제프로그램이 ActiveX로 되어 있어서 윈도우즈에서 결제한 경우도 있다는데 확실친 않습니다) 이건 맥의 비중이 적고 시장이 비활성화되어 있는 한국에 한정된 문제라고 해두죠. 또한, 프로그램 수가 적은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맥보다는 윈도우즈라는 플랫폼에서 하는 프로그래밍이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유저가 만든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맥에서 보기에는 조금 어렵습니다. 특수한 목적(이를테면 .smi파일 제작에 쓰이는 한방에~ 나 CCMP)으로 쓰이는 프로그램도 맥용을 구하려고 하면 확실히 힘듭니다. 그밖에도 Smile downloader 등 그리 대단한 건 아니지만 막상 맥으로 와서 찾으려 하면 없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꽤 있습니다. 간혹 Firefox용 플러그인도 윈도용으로만 나와서 절 골치아프게 하긴 하는데, 어쨌든 그런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넘어가도록 하죠.
아, 프로그램이 맥/윈도용으로 둘 다 나와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보통 윈도우즈)에만 최적호가 되어 있어 맥에서는 그닥.. 이라는 평을 듣는 것들이 좀 있죠. 일반적으로 게임이 이 경우에 속하는데, 제가 아는 케이스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가 여기에 속합니다.
마지막, 인터넷.
한국 인터넷 사정, 충분히 이해하는 바입니다. 저도 ActiveX를 증오합니다. 웬만하면 액티브X를 사용하는 곳은 가지 않으려 합니다. 윈도우즈를 쓸 때도 꼭 불여우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카드사 홈페이지, 은행 같은 ActiveX를 사용하는 곳 외에, 제로보드 4를 사용하는 홈페이지로 가도 아주 고통스러운 경험을 해야만 합니다. XE는 표준을 지켜 코딩되었지만, ZB4의 경우 IE가 아니면 회원가입조차 할 수 없습니다.
IE가 아니면 도대체가 쇼핑몰에서 결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지름신을 막아준다고 맘 편하게 생각하기엔, 이용자들에게 돌아오는 단점과 불편함이 너무나도 많죠. 네이버나 엠파스 등에서 대용량 첨부를 할 수도 없습니다. 불여우를 써도 IE tab을 은근히 많이 쓰게 되더랍니다. 이런 불편함을 무시하면서 레퍼드를 쓰기란 너무나도 힘드네요. 여기에 대해선 더 길게 말해봤자 사족이 될 뿐이겠죠.
맥을 능숙하게 쓰시는 분들을 보면 솔직히 정말 부럽습니다. 동시에 의아한 생각이 들죠. 정말로 전혀 불편함이 없을까. 맥OS는 확실히 매우 매력적인 운영체제입니다. 슬립기능, 미려한 인터페이스, 너무나도 간편한 프로그램 설치와 제거 등. 하지만 저는 도저히 맥OS빠가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애플빠이긴 합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빠입니다. 하지만 레퍼드는 못 쓰겠습니다.) 이 글은 철저하게 저 중심적으로 쓰여졌고, 제 경험에 비춰 쓰여졌으므로 틀리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방법을 아시거나, 저의 아둔함을 깨우쳐 주고 싶으시다면 댓글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댓글로 이 글에 대해 공감해주신다면야 더욱 기쁘겠죠.
마지막으로, 이 글은 애플이 좋다, 마소가 좋다 이런 수준의 얘기를 하고 싶어 쓴 것이 아닙니다. 각 운영체제엔 그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고, 그것들은 이용자 기준에서 냉정하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