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웹, 1심에서 패소하다

2008/07/24 19:21
  꽤 오래 전부터 IE외의 다른 브라우저와 OS를 거부하는 대한민국 정부 기관 사이트들, 공인 기관들 등에 대해 소송을 준비해오신 분이 계신다. 현재 고려대에 계신 김기창 교수님이 바로 그분이다. 바로 이곳에서 그런 논의들이 이루어졌고, 각종 소식들이 들려오곤 한다. 난 초기에 잠시 관심을 가졌다가 다른 것들처럼 흐지부지 됐겠지 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들르지 않았는데, 오늘 패소 소식을 듣고 상당히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기사 링크 : "공인인증서, IE서만 구동은 위법 아니다"
 최근 뉴스 기사를 인용한 글을 굉장히 많이 쓰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사소한 건 무시하자.

  김기창 교수님측의 입장은 우리들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테니 (우리가 느끼는 그대로일 테니) 생략하고, '공공기관'쪽이 하는 말을 보자.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 안순용 팀장은 "현재 금결원 내부에서 공인인증서비스 전반에 대한 내용을 검토중"이라면서 "MS 웹브라우저 종속 문제는 공인인증기관 하나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이므로,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구성,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보면서 상당히 답답하다고 느꼈던 건 나뿐이었을까. 왜 MS 브라우저에 대한 종속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발전해야 했으며, 그걸 수정하는 데에 왜 '사회적인 공감대'가 필요한지도 난 모르겠다. 처음부터 잘 했으면 되었잖느냐 라는 말밖에는 안 나온다. 난 금결원이 스스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를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안일한 태도를 봤을 때, 과연 그들부터가 나서서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 ActiveX 인증서 시스템을 바꾸려고 했을까?

  더 웃긴 것은 법원의 태도다. 그런 점에 대해서 정당한 비판과 시정요구를 하는 오픈웹을 무시하고, "
인터넷 뱅킹시 사용하는 공인인증서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동되도록 한 금융결제원의 정책이 이용자의 선택권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 을 내렸다. 이 얼마나 Ms 종속적인 태도이며, 법원의 자세인가. 대한민국을 마소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이다. 무식해서 그런 건지. IE상에서만 사용가능한 현 체제를 '아무 이상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수준이면, 말 다 했다. 개인적으로, 판사에게 한 달 동안 부트캠프와 Vmware, 패럴렐즈가 없는 맥북으로 업무 보게 만들고 싶다. 난 이번 판결은 법원의 무지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것이라고 본다.


  김기창 교수님도 상당히 답답하신 모양인지, 운영하시는 Open Web 블로그에 짧지만 강경한 태도의 글을 올리셨다. (http://openweb.or.kr/?p=143)


  힘이 빠지는 게, 이런 식이라면 대체 이 사회의 그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느냐 싶다. 촛불집회를 백날 해도 2MB가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일은 결코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어보인다. 2주 후에 법원의 판결문이 나온 후 오픈웹 측에서 항소를 한다 하니, 일단 이 싸움은 그때부터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오픈웹 측, 아니 '한국의 보다 바른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는 사람'의 승소를 기원한다.


 
  참조 링크 1 :
금결원 손 든 법원 판결에 오픈소스 진영 '발끈'
  참조 링크 2 : Open Web


  p.s. 나도 이제 맥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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