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씩 그 날이 찾아온다. 그리고 찾아왔다. 슬럼프가.
얼마 전 추석 때까지만 해도 휴일이 없는 괴로움을 블로그에 쏟아 부었고, 그 덕인지 블로그는 꽤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스쿨데이즈 12화 방영을 기점으로, 블로그는 갑자기 활기를 잃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덩달아 포스팅까지 축 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속 하는 자막질 덕분에 댓글 수는 평소보다 많지만, 솔직히 그건 내가 원하는게 아니다. 자막과 블로깅 중
어느쪽을 선택할거냐고 한다면 난 당연히 블로깅을 택할 것이고, 자막 때문에 제대로 포스팅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딱 그 꼴이다.
자막질을 하면 검색엔진 리퍼러가 평소의 약 20~40%정도로 증가하고 그렇기에 늘어난 방문객 수를 본 나는 그걸로
만족하고 더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풍족하면 게을러진다. 난 나를 보며 그걸 깨닳았다. 글을 안 쓰다보면
쓰는 것 자체가 벅차게 되어버린다. 난 지금 피로하다. 겨우 요거 쓰는데도 피곤해 죽겠다.
블로그에
뭔가 새롭고 신선한걸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주위에 넘쳐나는 글감에 제대로 시선을
주지 못하고, 뭔가 더 자극적인 그 어떤가를 찾아서 돌아다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요즘은 뭘 위해 블로깅하는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서인지, 이 블로그의 구독자들을 위해서인지, 올블로그 연말랭크 상위에 랭크되기 위해서인지, 그냥 방문객을 무식하게 끌어보아 누구한테 보여주고 자랑하고자 하는 것인지.
슬럼프란, "얽매임"이라는 존재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다. 뭔가가 나와 이 블로그를 옭아매고 있기에 나는 슬럼프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자유롭다면, 아무 것에도 구속되지 않는다면 슬럼프 따위를 느낄 이유가 없다. 뭔가 원하는게
이루어지지 않고 성취되지 않을 때에 슬럼프라는 것을 느끼는 법인데 모든 것에서 자유로우면 강렬히 원하는 바도 없고 그에 따른
허무감도 없겠지. 안 좋은 쪽으로 나가면 발전이 없는 블로그로 전락하겠지만.
블로그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보고자 해서, 각종 성적인 단어들 그리고 막장스러운 말들을 이 블로그에서는 거리낌
없이 썼다. 기분은 좋은데, 동시에 블로그가 쓰레기통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블로그란 존재가 사실은 블로거의 배변소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닐까. 어째 나한텐 그런 것 같다. 미연시 리뷰들을 쓰고, 스쿨데이즈의 막장을 찬양하는 나를 보고 있자면 블로그에 "배설"을 한다는 느낌만 받는다.
간만에 진지하게 나가보려고 하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니 정리도 하나도 안 되고 이것도 그야말로 배설이 되어버렸다.
그 이상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나란게 생각 없는 인간이긴 하니까. 일요일날 몸살감기 걸리고선 머리도 계속 멍한
상태고, 자막도 오역이 넘쳐나는데다가 블로그까지 침체되어있는 상태다. 이전에 좀 더 깨끗했던 시절에(깨끗했다고 해야할까?) 같이
교류했던 블로거 분들의 댓글이 줄었다. 블로그의 성격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기야 나도 요즘은 RSS리더로만
겨우 구독하는 실정이지만..
이상. 블로그 단상은 여기서 끝. 더 쓰다간 지저분해지기만 하겠다. 게다가 나 스스로가 재수 없어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