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 실패기

2007/05/06 14:17
  몇년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 블로깅을 시작한건 2003년 쯤이었을거예요, 아마. 2002년 8월경에 싸이월드라는걸 처음 접했습니다만 당시엔 그냥 집꾸미고 아바타한테 옷 입히며 노는 듯한 그런 서비스였던걸로 기억해요. 물론 주변에 싸이라는걸 아는 사람도 없었고 말입니다. 그리고 2003년에 처음으로 블로그란걸 접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에 대해 처음 알게 된건 월간잡지 "PC사랑"에서부터 였을것 같은데요. 2002년 12월부터 일본에 오기 전까지 용돈의 1/2를 쪼개서 매달 구입했었는데 말입니다. 당시 일반인에게 블로그란 정말 생소한 존재가 아니었나 싶은데요(물론 얼마 전까지도 그랬지만) 전 한창 홈페이지 제작에 열을 올리다가 호스팅등의 문제로 포기했었지요. 그리고 그 대체수단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블로그였습니다. 처음 제가 터를 잡은건 바로 엠파스 블로그. 만들고 한 2주일간 열심히 블로깅 했습니다. 그리고 접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소통이 없었습니다. 댓글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GG쳤습니다. 2주동안 사진 올리고 글 끄적이고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없으니 포기할 수 밖에요. 당시의 블로그는 2005년 쯤까지 남아있다가 제가 간만에 찾아가보곤 너무 창피한 바람에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전 다시 홈페이지 제작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태터툴즈를 깔아 썼던 New21의 무료 호스팅을 그 때 받게 되었고, 홈페이지도 만들었으나 최종단계에서 몇가지 기술적인 이유로(그리고 귀차니즘으로) 프로젝트 자체를 접게 되었죠. 그리고 다시 블로그에 눈을 돌렸습니다. 두번째로 문을 두드린 곳은 "블로그로 닷컴" 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군요. 괜찮은 서비스였다고 생각하는데.. 최신글도 뜨고. 거기서도 엠파스 때랑 동일한 방식으로 약 3주간을 운영했는데, 그나마 댓글이 조금 달리긴 하더랍니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쳤고, 다시 포기했어요.

  그 때쯤에 싸이월드 붐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싸이란게 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위기에 그리 휩쓸리지 않았습니다. 이미 있던 아이디로 가서 보니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긴 했습니다만 관심은 없었죠. 그것도 며칠 하니 질리더군요. 지금은 방명록으로 쓰고 있습니다만.

  싸이는 최단기록으로 질리고 이번엔 태터툴즈에 관심을 가져봤습니다. 그게 큰 도전이었죠. 놀고 있는 뉴21 계정에 태터툴즈를 설치하고(홈페이지 만들 때 제로보드 많이 갖고 놀아서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만) 스킨 깔고 블로깅을 재시작. 처음엔 "발행"이란게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태터툴즈 홈페이지로 글을 뿌려주는거더라구요. 당시엔 이올린 없이 태터툴즈 메인에 최신글을 뿌려주는 구조였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해서 발행하고 글 쓰고 했는데도 댓글이 잘 안달리더라구요. 가끔씩 "낚시 포스팅"을 해서 댓글 몇개 낚는 정도였습니다. 태터툴즈 데이터베이스 삭제하고 접었죠.

  그 때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오픈베타 테스트였는데, 그 때부터 약 2년간 돈도 엄청 부어가면서 게임했습니다. 당시엔 인기 없었는데.. 지금은 마비노기라는 글자가 여기저기 많이 보이네요. 하여간 당시 친구중에서 하는 놈이 없었기에 홀로 외롭게 플레이했는데 말입니다. 주제에서 좀 벗어났나.. 하여간 당시 마비노기를 아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길드 "April"에 들어가게 되고(제가 네번째 멤버였던가요..) 그 후로 April이 매우 커졌지요. 지금은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길드장이었던 분이 와우를 하시면서 다시 April 길드를 만들어 지금은 저도 그쪽에 소속해 있습니다. 하여간 그 때 처음으로 "온라인 지인"분들을 많이 만나게 됬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분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시더라구요. 그게 길드 내에 퍼져서, 저도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 해보는 걸로 됬습니다.

  댓글이 달렸어요. 방문자 수도 적절히 유지되었습니다(만 하루 30명정도였죠. 당시엔 그게 그렇게 많아보였습니다. 하긴 싸이 하루 방문자보다는..) 아는 분들이랑 하니 재밌더군요. 블로그란걸 대체 왜 하나, 무슨 재미가 있나 그 때 깨닳았습니다. 만약 제가 그 때 마비노기 하지 않았고, 네이버 블로그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면 지금 이 블로그도 없었을겁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쓰레기 블로그다 펌 블로그다 어쩐다 하는데, 펌 블로그라는 점, 그리고 값진 블로그가 많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전 어느정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블로깅의 재미를 알게 해준 네이버 블로그. 그렇게 지인분들과 재밌게 네이버 블로그 운영하다가 2005년 쯤 올블로그를 알게 되고, 처음엔 별 효과를 못봤습니다만 어느 날 쓴 글이 추천글에 걸리면서(당시 글 옆에 "Good!" 마크가 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100이 넘는 방문자 수를 처음 맛봤습니다. 블로그코리아와 미디어몹, 콜콜메타에도 후일 등록했고요. 그리고 그게 이어지다가, 2006년 2월 경 좀 더 어드밴스드한 블로깅 환경을 찾기 시작했고 2006년 3월 1일, 태터툴즈 기반의 36.5℃ Blog가 생겼습니다. 사실 저 이름, 캠프갔다가 문득 떠올라 지은 이름입니다만 지금까지 잘 써먹고 있네요. 다 좋았는데, 하나 안타까운건 네이버 블로그 지인분들이 더 이상 블로그를 찾아주지 않았다는것. 그분들과는 현재 MSN으로 대화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이상의 지인분들을 다시 만났으니 됐죠, 뭐.

  처음엔 저의 블로깅 실패기를 써보려 했으나 실패한 시점에서 글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현 시점까지 다 써버렸습니다만, 하여간 제 실패 원인은 "소통"이었습니다. 사실 재미라는것도 사람과 사람끼리 주고받는 그런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거지, 혼자 은둔형 블로깅하고 있어봤자 그런 재미가 없거든요. 그런 문제는, 대형 포털 블로그 그리고 메타사이트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인들만으로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싸이는 왜 그게 안됬던걸까요?.. 오프 지인들하고 온라인 지인들엔 뭔가 차이가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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