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서야 버락 오바마 현 미합중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의 수상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들은 첫 순간 내가 한 말은 "뭐? 농담이지?" 였다.
오바마 취임 때 나는 많은 것이 변할 거라 생각했다.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부시가 워낙 못했던 탓도 있지만 오바마의 정책이나 정치적 성향은 나의 그것과 많이 일치했고, 어쩌면 그가 나의 롤 모델이 되어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싶었다. 그는 나름대로 국정수행을 잘해나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관한 부분에서 그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이라크에 파병되는 미군의 숫자는 늘었고, 무인 전투기가 더 많이 개발/투입되었으며, 민간인 피해도 날로 늘어만 갔다. 물론 그 와중에 전사하는 미군의 숫자 또한 늘었다.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보면 결국 손해가 날 것이 뻔한데, 부시의 정부가 가장 욕을 먹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인데 오바마는 이 부분에 대해 더 오바마스러운,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전쟁에 대해 노엄 촘스키 교수는 모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지었다. 다소 길게 발췌해본다.
오바마가 핵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아직 어떤 가시적인 성과도 내지 못한 사람에게, 게다가 한편으론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그 사람에게, 평화에 실제로 공헌했던 몇백 명의 사람을 제치고 노벨 평화상을 줘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건 시기상조이며, 넌센스이며, 노벨상의 권위와 공정성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수상대상 선정이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간단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약 70%에 이르는 사람들이 오바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내가 생각하는 이런 의문들이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물론 격려 차원에서의 의미는 클 것이다. 많은 기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오바마는 이를 이용해 핵을 없애는데 대한 자신의 입김을 더욱 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는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한, 다만 "암흑 물질의 정체를 조사할 방법에 대한 계획서"를 썼을 뿐인 한 천체 물리학자에게 노벨 물리상을 줘버리는 꼴 아니겠는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노벨 평화상이 겨우 이런 것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p.s 관련 글들. 특히 시사in에서 진행중인 김영미 편집위원의 연재는 꽤나 유익하다.
시사in / 김영미의 오바마와 아프간
Inuit Blogged / 평화가 내린 세상?
백화점에서 놀기 / 오바마노벨 평화상 수상, 오보 아니야?
오바마 취임 때 나는 많은 것이 변할 거라 생각했다.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부시가 워낙 못했던 탓도 있지만 오바마의 정책이나 정치적 성향은 나의 그것과 많이 일치했고, 어쩌면 그가 나의 롤 모델이 되어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싶었다. 그는 나름대로 국정수행을 잘해나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관한 부분에서 그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이라크에 파병되는 미군의 숫자는 늘었고, 무인 전투기가 더 많이 개발/투입되었으며, 민간인 피해도 날로 늘어만 갔다. 물론 그 와중에 전사하는 미군의 숫자 또한 늘었다.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보면 결국 손해가 날 것이 뻔한데, 부시의 정부가 가장 욕을 먹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인데 오바마는 이 부분에 대해 더 오바마스러운,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전쟁에 대해 노엄 촘스키 교수는 모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지었다. 다소 길게 발췌해본다.
이라크나 아프간 전쟁에, 부시나 오바마 후원자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미국은 이라크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 전쟁의 목표는 꽤 명확했다. 이라크를 정복한 뒤 말 잘 듣는 괴뢰 정부를 설립해서, 미국 기업들이 거대 규모의 석유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 지역에 전략 거점을 통제할 수 있는 군사기지를 세우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런 특권을 얻었다. 특히 2007년 11월 당시 부시 대통령은 군대를 이라크에 영원히 주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의 군수업체와 기업이 이라크에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이 목표를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은 군사기지 주둔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 협약을 아프간에서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2001 년 10월 부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그 목표는 아주 명확했다. 탈레반 정권의 전복이 아니었다.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엎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다. 2001년 10월 당시 미국의 목적은 9·11 테러 혐의자들을 인계받는 것이었다. 탈레반은 증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부시 정부는 그것을 무시하고 전쟁을 일으켰다.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을 넘겨받기 위해 아프간 전쟁을 도발했다고 떠들었지만 사실은 다른 금전적 이익을 막대한 규모로 챙겼다. 이것은 심각한 범죄이다. 오바마 정부 역시 아프가니스탄이 전략상 얼마나 중요한 지역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자기 후원자들의 이익을 위해 다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니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오바마 정부의 끔찍한 범죄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가.
미 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만큼의 비용이 필요할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부분의 분석가는 미국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나 성공할지도 모른다. 미군의 군사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우리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우리가 추궁해야 하는 것은 ‘너희들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무엇인가’이다. 혹시 미국의 실수냐고? 그런 질문은 필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확실하게 못 박을 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강대국들이 행동하는 방식이다. 강대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들의 지배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다. 일본에 침략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격려 차원에서의 의미는 클 것이다. 많은 기사들이 말하는 것처럼 오바마는 이를 이용해 핵을 없애는데 대한 자신의 입김을 더욱 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로는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한, 다만 "암흑 물질의 정체를 조사할 방법에 대한 계획서"를 썼을 뿐인 한 천체 물리학자에게 노벨 물리상을 줘버리는 꼴 아니겠는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노벨 평화상이 겨우 이런 것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p.s 관련 글들. 특히 시사in에서 진행중인 김영미 편집위원의 연재는 꽤나 유익하다.
시사in / 김영미의 오바마와 아프간
Inuit Blogged / 평화가 내린 세상?
백화점에서 놀기 / 오바마노벨 평화상 수상, 오보 아니야?